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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마케팅 현자 세이비의 마케팅 고수로 가는 길 - 마케터의 성장 여정

어느 마케팅 현자 세이비의 마케팅 고수로 가는 길

옛날 옛적, 아이폰이 처음 세상에 나온 시절, 네이버와 오버추어가 등장한 그 날… "정체된 경험"이라는 아무것도 모르는 세계에 한 젊은 주니어 세이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여느 신입사원처럼 대학교에서 열심히 공부를 했지만, 지식만으로는 흥미가 생기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지식이 있어도 이걸 가지고 정말 실용적으로 쓸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던 세이비는 어느 날 대학교를 중퇴하고 네이버 검색광고 회사로 취직을 하게 됩니다. 주변에서는 많은 걱정을 했습니다. "그래도 대학을 나와야지" "대학 안 나오면 인간 대접을 못 받아" 라는 현실적인 조언이 어떤 의미인지는 알고 있었습니다.

파트 1: 험난한 신입 생활과 비합리적인 인센티브

세이비는 보험광고의 검색광고 마케터로 취직합니다. 면접에서 임직원들이 못마땅스러웠지만, 마케팅을 배우기 위해서는 뭐든지 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타이틀이 중요한 게 아닌 실무 경험을 쌓고 싶었기에 뭐든지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첫 업무는 네이버 검색광고와 오버추어의 기초교육을 1개월 동안 받고, 선임들을 따라 네이버 검색순위에 나오는 광고주들에게 콜 업무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이비는 대학교 때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전공을 한 공학자였지만, 이런 맨땅의 헤딩이 너무나 재밌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주변의 선배들에게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열심히 야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4대보험도 안 들어간 초기 월급은 80만 원이었고… 3.3% 처리를 한다고 경영진이 이야기했습니다. 세이비는 그냥 공부하는 게 즐거워서 불합리한 상황도 마다하지 않고 수락했습니다.

세이비는 선배들의 콜 스크립트를 받았는데, 다들 앵무새처럼 똑같은 멘트만 하고 있는 사실을 관찰했습니다. 세이비는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까 고민하다가, 자신이 배웠던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 지식을 접목해서 영업해보기로 아이디어를 떠올렸습니다.

당시에는 스크립트를 설치해서 전환 추적을 설정하는 것을 선배들이 잘 모르던 때였습니다. 그래서 대표님들에게 전화해서 "현재 ROAS가 몇% 나오고 계시나요?"라는 첫 임팩트 있는 질문으로 소구하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세이비는 자신이 이야기하는 ROAS의 개념이 어떻게 나오는지 원리도 제대로 모르면서, 속으로 '이거 사기 아닌가' 하는 죄책감도 들었습니다.

재미있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광고주들이 계약을 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계약이 빠르게 이루어지는 사이, 옆에 있던 선배들이 엑셀로 SUMIFS와 로데이터를 어떻게 구조적으로 채워야 하는지 여러 가지 실무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세이비는 선배들에게 감사해서 없는 돈으로 음료도 사드리며 친분을 쌓아갔습니다. 나와 같은 동료 선배들이 있어 매우 감사했습니다.

세이비는 3개월 만에 3천만 원을 찍고, 6개월 만에 6천만 원을 찍었습니다. 세이비는 그날 최우수 사원상을 타게 되었습니다. 선배들도 콜 영업 비결을 알려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이비는 학교 다니면서 했던 장사 스킬 경험들을 공유해주었습니다. 사실 세이비는 학자금 대출을 마련하기 위해 장사를 했던 경험이 깊이 있었습니다. 어쩌면 회사 사람들보다 선임일 수 있었지요.

하지만 문제는 실장님이었습니다. 6천만 원을 찍었는데 인센티브 포함 총 월급이 250만 원밖에 나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세이비는 인센티브 구조에 무언가 잘못되었다며 선배들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직급이 올라가야 인센티브 구조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세이비는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80만 원 월급의 10배라면 800만 원의 기여만 해도 되는 것인데,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매출을 찍어도 제대로 못 받아 가는구나를 깨달았습니다. 나중에 정규직이 아니라는 부분에 화가 난 세이비는 퇴사를 하고 검색광고가 아닌 종합대행사로 이직을 꿈꾸게 됩니다.

파트 2: 종합대행사로의 이직, 구글애널리틱스와 디자인을 보는 눈을 기르다

세이비는 팝언더 광고를 하는 CPC 10원짜리로 모수를 키우면서도 창의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언더광고의 대행사로 이직을 하게 됩니다. 세상에는 검색광고만 있는 게 아니라 창의적으로 마케팅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에 시야가 확 열렸습니다. 검색광고 대비 너무 저렴한 CPC는 사이트의 모수도 급격하게 늘려주었습니다.

당시에 세이비는 구글코리아에 방문하게 됩니다. 쿠키를 나눠주었는데, 세션이 끝나고 나가려는 차에 문자가 띡 하고 옵니다. 네, 구글 리마케팅이었습니다. 세이비는 엄청난 영감을 얻습니다. '팝언더와 구글 리마케팅의 조화, 이거구나….' 세이비는 깨달음을 얻은 것처럼 소리를 질렀습니다. 유레카!

기존에 있던 검색광고를 뒤집어버릴 수 있는 좋은 전략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세이비는 구글코리아에서 구글 애널리틱스를 만나게 됩니다. 이게 뭔지 아직은 감이 잘 안 왔습니다.

세이비는 어느 클럽에서 매력적인 여자와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조용조용하면서도 알 수 없는 용어들과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했습니다. 세이비는 그게 너무 흥미로워서 다음 날 여자에게 문자를 해서 만나게 됩니다. 이게 미래의 여자친구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녀는 세이비에게 여러 가지 디자인의 안목을 기를 수 있도록 미술관과 다양한 작품들을 함께 탐독하게 됩니다. 세이비는 거기서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시야가 열리게 됩니다. 세이비는 도널드노만의 인간중심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에 빠지게 됩니다. 표상하는 인지적 디자인이 무엇인가에 대해 통찰력을 얻게 됩니다.

마침 불법 주식광고 대행 프로젝트를 세이비는 맡게 됩니다. 공매도와 레버리지라는 것을 몰랐던 세이비는 이걸 어떻게 소비자에게 쉽게 전달할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마침 그때 '개미는 어떻게 자기 몸의 50배를 들 수 있을까'라는 흥미로운 책을 봅니다. 세이비의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것 같았습니다. 랜딩페이지의 레버리지 개념을 개미의 메타포로 써보자는 독특한 발상을 하게 됩니다. 여자친구에게 디자인 프로젝트를 맡겨 자신이 기획한 개미 랜딩페이지를 완성하게 됩니다.

세이비는 구글 애널리틱스에도 심취해 있었습니다. 많은 선생님들을 찾아가 이것저것 기본 개념에 대해서도 물어보고, 어떻게 세팅하는지 배우며 갈증을 느끼게 됩니다. 아무래도 소프트웨어를 포기한 이력이 떠올라 아쉬움이 있던 세이비는 우연히 구글 애널리틱스의 선생님을 만나 수련하게 됩니다. 선생님을 통해 GA의 본질은 자바스크립트라는 것을 깨달은 세이비는 본격적으로 세팅을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찾아 대행사를 떠나게 됩니다.

훗날, 그 불법 주식광고 대행 프로젝트를 맡겼던 클라이언트는 약 1,000억 이상을 벌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개미 랜딩페이지의 실험이 성공적이었다고 회고합니다.

파트 3: 글로벌 프로젝트와 구글 애널리틱스 프로젝트를 하게되다

세이비는 3년간의 인턴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 뷰티 브랜드 팀에 합류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첫 프로젝트로 독일 뷰티 브랜드의 구글 애널리틱스 구축 업무를 맡게 되었지만, 곧 큰 난관에 부딪혔습니다. 데이터 정합성 문제로 각 광고 매체의 데이터와 GA 데이터가 일치하지 않았고, 선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데이터를 수기로 입력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반복되는 단순 작업에 지쳐가던 세이비는 우연히 미국 개발팀의 대화에서 '파이썬'이라는 단어를 듣게 되었고, 이것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세이비는 파이썬으로 업무를 자동화하려 했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선임들의 기존 업무 방식과 회사의 보안 정책이 데이터 자동화를 허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반복되는 수작업 속에서 세이비는 에이전시 업무의 본질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사람이 단순 작업이 아닌 크리에이티브한 일에 집중할 수는 없을까?' 이 질문은 곧 창업에 대한 아이디어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자본도, 경험도 부족했던 세이비는 일단 회사 생활을 계속하기로 결심했습니다. 파이썬을 독학하면서 자연스럽게 R과 SQL도 배우게 되었고, 프로그래밍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며 마케팅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세이비는 여전히 구글 애널리틱스조차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주니어 마케터에 불과했습니다.

반복적인 수작업 속에서 세이비는 실수를 자주 했습니다. raw 데이터를 일일이 손으로 입력하다 보니 작은 디테일을 놓치는 일이 잦았고, 이는 곧 신뢰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꼼꼼한 성향의 대리님은 세이비를 철저히 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세이비는 선임의 마음을 이해했지만, 숨 막히는 감시 속에서 자율성을 잃어가며 서로가 지쳐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세이비의 실수를 발견한 차장님이 오히려 자신의 책임이라며 너그럽게 감싸주었습니다. 그 모습에 감동한 세이비는 다시 한번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마이크로매니징은 계속되었고, 결국 세이비는 프로젝트에서 좋지 않은 평가를 받게 되었습니다. 세이비는 회사에서 해고되었습니다. 버지니아 사티어 모델로 표현하자면, 세이비는 혼돈의 영역으로 깊이 빠져들고 있었습니다.

파트 4: 스타트업에 들어가 의도적 수련을 하다

해고의 아픔을 딛고 세이비는 유망한 스타트업에 운이 좋게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역할의 경계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그만큼 다양하고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션 엘리스의 그로스해킹 개념이 막 등장하던 시기, 세이비는 개발자 동료들과 함께 게리 클라인의 '의도적 수련' 방법론을 실천하기 시작했습니다. 가설을 세우고, 실험하고, 탐색하고, 결과를 설명하는 사이클을 반복했습니다.

세이비는 여전히 꼼꼼함이 부족했지만, 창의적인 가설을 뽑아내는 기획력과 상상력이 빛을 발했습니다. 메타 광고로 작은 테스트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 단계를 설계해 나갔습니다. 본인은 의식하지 못했지만, 이것이 바로 의도적 수련이었습니다. 성공한 캠페인과 실패한 캠페인을 비교 분석하며 어떤 변수가 결과를 만들었는지 매번 회고했습니다.

세이비가 책상에서 회고 칸반을 펼쳐놓고 고민하는 모습은 동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둘 다가와 무엇을 하는지 물었고, 자연스럽게 대화와 질문이 오갔습니다.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세이비는 머릿속에 정리되지 않았던 지식들을 다시 한번 체계화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세이비는 그로스해킹의 핵심 원칙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가장 중요한 것을 먼저 하되, 작은 단위로 쪼개서 실행한다(piecemeal & center first)'는 것이었습니다. 세이비는 이 원칙을 업무에 적용하기 시작했고, 점진적이지만 확실한 성장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팀이 성장하면서 새로운 인력 채용이 필요했습니다. 세이비는 수많은 이력서를 검토했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답답함을 느꼈습니다. 고민 끝에 세이비는 '한 달 일해보기'라는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이력서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함께 일하면서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경험이 쌓이면서 세이비는 좋은 동료를 알아보는 눈이 생겼습니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기술력보다 소프트스킬과 협업 능력이었습니다. 세이비는 이를 채용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았습니다.

어느새 세이비는 칸반 회고를 통해 자연스럽게 팀 리더로 성장하고 있었습니다. 회고 세션에서 팀원들은 스스로 Task를 설정하고,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실험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팀은 점점 더 자율적이고 역동적으로 변해갔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세이비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것이 바로 스크럼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론을 배운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자연스럽게 애자일 방법론을 실천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이비가 속한 팀은 시리즈 A 라운드에서 5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세이비는 곧 실망감에 빠지게 됩니다. 투자 유치 후 팀의 분위기가 변했습니다. 함께 밤을 새우며 달려왔던 열정적인 동료들이 마치 목표를 달성한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시리즈 A는 시작일 뿐인데, 많은 이들이 이를 성공으로 착각하고 있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조직 내 정치였습니다. 투자금이 들어오자 권력 다툼과 불필요한 정치 행위가 생겨났습니다. 세이비가 중요하게 여겼던 협업과 투명함은 사라져갔습니다. 급기야 세이비는 자신의 지분마저 부당하게 빼앗기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더 이상 이곳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었던 세이비는 결국 다른 스타트업으로 떠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시리즈 A 투자라는 이정표가 어떤 팀에게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씁쓸한 교훈을 남긴 채였습니다.

파트 5: 커머스 스타트업에 가서 매출을 높였지만 공헌 이익을 높이지 못했다

세이비는 규모가 아주 작은 또 다른 스타트업에 합류했습니다. 이번에 맡은 미션은 신규 커머스 사업이었습니다. 그동안 쌓아온 마케팅 스킬, 인프라 구축 경험, 그리고 의도적 수련을 통해 단련된 실험 설계 능력을 총동원할 때였습니다. 세이비는 먼저 고객의 진짜 페인포인트를 파악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차별화된 방식으로 해결하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브랜드 정체성이 살아 숨 쉬는 독특한 랜딩페이지를 제작했습니다. 단순히 예쁜 페이지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명확히 이해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페이지였습니다. 무엇보다 큰 행운은 회사의 자금력과 신뢰였습니다. 경영진은 세이비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필요한 자원과 자율성, 그리고 믿음을 받은 세이비는 온전히 일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세이비는 비로소 몰입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순간이었습니다.

세이비는 《Effectuation: 성공하는 창업가들의 원칙》이라는 책을 접하게 됩니다. 이 책에서 배운 핵심은 명확했습니다. 손실을 제한하고, 감당 가능한 만큼만 투자하며, 빠르게 실패하고 배우는 것. 세이비는 이 원칙을 미디어믹스 전략에 적용했습니다. 디자이너 단 한 명과 함께 시작한 실험은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첫 달 만에 월 매출 3,000만 원을 달성했습니다. 고객 리뷰가 쌓이기 시작하면서 선순환이 일어났고, 3개월 만에 월 매출 1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하지만 성공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세이비는 곧 냉정한 현실과 마주했습니다. 프로모션 비용, 광고비, 변동비, 고정비를 모두 계산하니 실제 이익이 거의 남지 않았던 것입니다. 특히 치명적이었던 것은 인플레이션이었습니다. 원가가 통제 불가능하게 상승하면서 수익성을 확보할 수 없었습니다. 매출은 화려했지만,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세이비는 다시 한번 좌절을 마주했습니다. 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뼈저리게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피터 센게의 말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어제의 해결책이 오늘의 문제를 낳는다." 바로 지금의 상황이었습니다. 프로모션과 광고비 투자로 눈앞의 매출은 만들어냈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놓치고 있었습니다. 고객 생애 가치(LTV)를 높여 지속 가능한 이익을 만드는 것. 단기 매출에 집착한 대가는 수익성 악화였습니다. 세이비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광고를 중단하기로 한 것입니다. 대신 전략의 방향을 완전히 전환했습니다.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는 것보다, 기존 고객과의 관계를 깊게 만드는 데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프로모션 전략을 재설계하고, CRM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고객이 한 번 사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돌아오게 만드는 것. 진짜 성장은 거기서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이었습니다.

파트 6: 숨은 현자들을 만나다

세이비는 독특한 커뮤니티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겉으로는 평범해 보였지만, 그곳에는 세상을 다르게 보는 숨은 현자들이 많았습니다. 커뮤니티의 첫 미션은 흥미로웠습니다. 달랑 전화번호와 이름만 적힌 멘토 리스트가 주어졌고, 그중에서 자신의 멘토를 직접 찾아야 했습니다. 세이비는 설레는 마음으로 A부터 Z까지 한 명씩 전화를 걸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분이 자신의 멘토가 되어줄지 상상하며 번호를 눌렀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B라는 멘토는 "우리는 생각하는 방식이 다른 것 같다"며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또 다른 멘토는 "자리가 다 찼다"며 차갑게 선을 그었습니다. 거절이 이어지면서 세이비는 점점 지쳐갔습니다.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리스트에 없던 어떤 멘토가 세이비에게 먼저 연락을 해왔습니다. "제가 아는 좋은 멘토가 있는데, 소개해드릴까요?"

그렇게 연결된 멘토와의 첫 코칭 세션. 세이비는 머리를 망치로 맞은 것처럼 멍해졌습니다. 멘토가 던진 질문과 관점은 세이비가 보던 세상을 완전히 뒤집어놓았습니다. 같은 현상인데 전혀 다르게 해석되었고, 풀리지 않던 문제가 다른 각도에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세이비는 깨달았습니다. 진짜 멘토링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보는 렌즈를 바꿔주는 것이라는 것을.

세이비는 멘토로부터 칙센트미하이의 몰입 이론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몰입의 네 가지 조건: 분명한 골, 적시적소한 피드백, 자기통제감, 적절한 난이도. 세이비는 눈을 감고 자신이 몰입했던 순간들을 되짚어보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부처가 연꽃을 보듯, 그 상상 속에서 세이비는 깊은 행복감에 도달했습니다. 멘토의 피드백은 지혜로운 노란 꽃뱀처럼 본질을 꿰뚫었습니다.

세이비의 세계관을 다시 한번 뒤흔든 것은 크리스토퍼 알렉산더의 《Nature of Order》였습니다. '살아있음(wholeness)'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세이비의 눈앞에 찬란하게 펼쳐지며 직관적으로 관통했습니다. 그 순간부터 세이비는 새로운 질문을 품게 되었습니다. "살아있는 마케팅이란 무엇일까?"

살아있음의 본질은 완벽함이 아니라, 맥락 속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었습니다. 세이비는 이를 일상에서 발견했습니다. 주변에 베이커리가 없는 환경에서, 몽쉘 케이크는 진짜 케이크와 같은 역할을 해냅니다. 완벽한 케이크는 아니지만, 그 순간 필요한 사람에게는 충분히 '살아있는' 경험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살아있는 프로토타입이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맥락에 맞고, 사용자에게 의미가 있으며, 진화할 수 있는 것. 세이비는 이 개념을 마케팅에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다른 코치와의 만남에서 세이비는 동기면담(Motivational Interviewing)을 배웠습니다. 관계의 문제는 공감과 반영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코치는 말이 아닌 몸으로 가르쳐주었습니다. 이 배움은 세이비의 대인관계를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과의 대화가 달라졌고, 신뢰가 쌓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세이비 주변에 팀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동기면담을 공부하면서 세이비는 흥미로운 연결고리를 발견했습니다. 고객과의 관계를 다루는 CRM과 동기면담의 원리가 닮아있었던 것입니다.

세 번째 멘토와의 만남에서 세이비는 스크럼의 본질을 깨달았습니다. 켄 슈와버가 추구하는 Scrum.org의 철학과 제프 서덜랜드가 강조하는 경험주의(empiricism). 세이비는 이제 스크럼을 단순한 방법론이 아닌, 팀이 함께 학습하고 진화하는 철학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세이비는 팀에 스크럼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자신이 해왔던 그로스해킹과 스크럼을 접목시켰습니다. 빠른 실험, 투명한 데이터, 지속적인 회고.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었습니다.

어느새 세이비는 기민한(agile) 조직을 이끄는 리더가 되어 있었습니다. 더 이상 혼자 고군분투하는 마케터가 아니었습니다. 팀과 함께 배우고, 실험하고, 성장하는 리더였습니다.

파트 7: 세이비 전문 팀코칭과 애자일 코치로 전향하다

현자들에게서 세상을 다르게 보는 지혜를 얻은 세이비는 중요한 깨달음에 도달했습니다. 혼자서 매출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비범한 팀을 만드는 것이 진짜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세이비는 애자일의 스크럼과 XP(익스트림 프로그래밍)를 기반으로 50개 이상의 팀을 만나며 현장 경험을 쌓았습니다. 퍼실리테이션 스킬과 코칭 역량이 자연스럽게 성장했습니다.

멘토의 추천으로 세이비는 전문 MCC(Master Certified Coach) 레벨의 코치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정통파의 가르침을 받기 시작한 것입니다. 칼 로저스의 인간중심 상담 이론과 PCC(Professional Certified Coach) 레벨의 심화 과정을 3년 동안 수련했습니다.

세이비는 이제 사람들의 실제 삶을 변화시키는 '신들린' 코칭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8옥타곤스(Team Coaching)라는 전문 팀 코칭 방법론을 배우며, 세이비는 자신의 길을 명확히 했습니다. 팀의 창발적 과정을 통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것. 그것이 자신이 걸어갈 길이었습니다. 하지만 시대는 또다시 변하고 있었습니다. AI의 등장으로 많은 커머스 비즈니스가 무너졌습니다.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기 시작했고, 불확실성은 깊어졌습니다.

세이비는 이 어려운 길 위에서도 진정성을 잃지 않기로 했습니다. 사람들을 돕는 것. 마치 처음 에이전시에서 불합리한 수작업에 좌절했던 그때처럼, 세이비는 다시 한번 불합리한 세상에 반항하기로 했습니다.

이번에는 혼자가 아니라, 팀과 함께.

세이비 마케팅 SaaS 플랫폼을 만들다

세이비는 그동안 쌓아온 마케팅 경험과 인사이트를 모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마케팅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강조했던 '비범한 팀'을 먼저 구축하고, 메타 광고와 CRM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독특한 플랫폼을 구상했습니다. 세이비의 비전은 명확했습니다. 마케터들이 매체별 대시보드를 직관적으로 보고, 에이전시에서 고통받았던 엑셀 로데이터 수작업에서 해방되어, 오롯이 크리에이티브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것.

무엇보다 세이비가 현자들을 만나 통찰을 얻었던 것처럼, 이 플랫폼을 통해 작은 팀들이 기민하게 움직이며 실제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세이비의 삶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세이비는 여전히 현역에서 마케팅 의도적 수련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에이전시와 인하우스 양쪽의 경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실험하고 배우는 중입니다. 특히 AI가 급격히 발전하는 시대, 세이비는 마케터의 역할에 대해 깊이 고민합니다. 결국 마케터의 진짜 가치는 하드스킬보다 소프트스킬에 있을지 모릅니다. 공감, 협력, 팀을 이끄는 능력. 이것이야말로 AI가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세이비는 믿습니다.

그래서 세이비는 오늘도 너드보드를 통해 작은 실험을 이어갑니다. 단순 반복 작업에서 벗어나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리고 혼자가 아닌 팀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여러분은 마케터로서 어떻게 훈련하고 계신가요? 그리고 여러분의 여정은 어떠한가요?"


오랜만에 긴 글을 써봤습니다. 제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했지만, 상황과 내용은 과장과 상상을 더해 쓴 일종의 소설입니다.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케팅고수 #마케팅숨은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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